송도

일기

2013. 10. 17. 01:17


평소 늘 조용한 속눈썹은 가끔 햇빛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햇살을 얼마간은 얹은채로, 또 얼마간은 가닥가닥 사이로 흘려보내는 동안... 나는 왠지 무거운 눈꺼풀을 천천히 움직이며 새나오는 빛줄기를 쳐다보다 잠이 든다.

 

 

 

항상 자다 일어나면 도착해 있어서인지, 송도는 어느정도... 묘한 느낌을 준다. 아무데도 아닌 곳, 어디 아무도 모르게 뚝 떨어져있는 곳 같이. 들어서자 마자 고층 빌딩 일색에 캠퍼스도 온통 신축건물인데 항상 사람은 저 먼 발치로만 간간히 지난다. 여기서는 이상할만큼 사람들 사이의 간격이 넓다. 때문에 어디 모델하우스에서 볼 법한 거대 도시모형에 드문드문 서있는 사람 조각이 된 것 같다. 강사실이 있는 건물의 4층에 내리면, 창 밖으로 캠퍼스 너머 바로 강과 산 능선이 보인다. 아무래도 현실 유리감을 주는 풍경이다.

 

책상 옆의 전면 유리창으로는 멋부린 새 건물들이 층층이 보인다. 마치 평범한 사각형과 대칭구조는 촌스럽다는 듯 온통 불규칙한 위치에 창문이 가득, 예상치 못한 곳에서 꺾어지는 사선이 가득하다. 옥상에도 구름다리에도 풀 심은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지만 사람은 한명도 지나질 않는다.

 

 

 

빈 강사실에서 오전 내 음악을 듣다 이제 정리하고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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