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contest for little you, or smaller I

일기

2014. 5. 5. 01:55

내가 겪어온 체념의 과정을... 상대방에게 내밀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고, 각자의 고통은 각자의 몫이고, 얼마나 양방향적인지 알 수 없는 짧은 소통의 순간들이 있을 뿐이라는 것을 무감각하게. 사랑이 환상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이번만은, 지금 이 설명할 수 없는 감정만큼은 진짜일거라고 풍덩 빠져보는 그 마음상태를 알면서도. 너의 고통에 무감각했다는 인식이 있고나서도 나는 한참 지난 지금에서야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느낀다.


연인에게 솔직해야한다는 말은 누구와 있는지, 어디서 뭘하는지를 꼬박꼬박 공유해야한다는 것이 아니다. 아무래도 이건 싸울때, 삼키기 힘든 서운함과 외로움을 좀 내려놓고 그 밑바닥의 가장 단순하고 원초적인 말들을 골라내어 전해야한다는 것에 가깝다. 하지만 여기엔 쉽게 얻기 힘든 통찰력과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았다. 그러기엔 나는 아직도 미성숙하고...


얼핏 일관적이지 않고 자기중심적인 너의 말들은 사실 그런만큼 군더더기없이 솔직(sans motif ultérieur)하고 적절했다. 내가 힘든걸 좀 더 알아줘, 잘 다독여줘.




어떤 사람을 사랑할수록 잘 알게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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