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여름

일기

2015. 11. 23. 04:43



a. 원문: Et jamais je n'ai senti, si avant, à la fois mon détachement de moi-même et ma présence au monde.


b. 영어: And never have I felt so deeply at one and the same time so detached from myself and so present in the world.


c. 우리말: 나는 한 번도 내가 나 자신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거리를 유지함과 동시에 내가 세계속에 현존하고 있음을 이토록 절실히 느껴본 적이 없다.


 우리말을 읽는데 영어 문장이 파뜩 떠올랐다. 네 번이나 본 영화의 오프닝에 나오는 문장이어서 머리속에서 저절로 문장이 울렸는데 똑같은 문장의 번역 결과물이 이렇게나 다르다는 것이 놀라웠다. so가 세번이나 등장하는 영어번역은 뭔가 가볍고 호들갑스러운 미국인 느낌이고, 우리말 번역은 음... 그냥... 무슨 말인지 별로 와닿질 않는다. 일단 'mon détachement de moi-même'처럼 간결한 말이, '내가 나 자신으로 부터 떨어져 나와 거리를 유지한다'로 늘어졌다. 원문의 느낌? 의미? 모두 멀어지고 흐리멍텅해진 것 같다. 영어번역은 출처가 영화라서, 우리말 번역은 옛날 사람이 한 거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물론 내가 더 잘할 수 있어서 지적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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