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

일기

2016. 1. 12. 21:51



 요새는 꽤 자주 해를 본다. 볕을 쬐며 걷는 시간도 생기고 있다. 그런데 한낮의 해와 밝은 세상의 풍경은 볼 때마다 오랜만인 것처럼 낯설다. 눈을 감아도 빛이 보인다... 한낮에는 눈을 감아도 빛이 쏟아지는 방향이 보이는데, 그 감각이 눈을 감을 때마다 새롭다. 오늘같이 추운 날에는 햇빛이 닿은 곳에 잠시 온기가 느껴진다. 그러면 알 수 없는 이질감에 외롭다. 따뜻한 순간만큼 외로워진다. 


 세상 사람들과 생활 리듬을 맞추면 하루에 아주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오늘은 병원과 은행에서 볼일을 보고도 서점에서 느긋하게 책 쇼핑을 할 수 있었고, 도서관 자료실에 책을 반납할 수도, 헬스장에 들릴 수도 있었다. 심지어 오가는 길에 떨어진 생활용품을 사고, 옷 수선을 맡기기도 했다. 어지러운 방과 학교 안의 카페, 24시간 개방 열람실, 그리고 새벽 시간의 텅 빈 거리가 전부인 생활이었는데.


 공책을 쓰는 속도가 이렇게 빨랐던 적이 없다. 1년에 한 권씩 쓰던 것을, 3개월도 안 됐는데 반 가까이 썼다. 그래서 서점에 들른 김에 예쁜 공책을 한 권 같이 샀다. 음, 블로그에도 손으로 글씨를 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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