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늦게 일어나 가까운 모스크에서 일정을 짜며 이런 사진을 남기고 있었는데, 동네 아저씨와 어린이들이 나타나서 사진기와 자기들을 번갈아가며 가르켰다. 아래는 한 컷 찍어주자마자 막무가내로 사진기를 빼앗아서 가지고 놀기 시작한 꼬마들의 결과물(중 초점이 맞은 일부 - 마지막 컷은 내가 찍었다). 내게 카메라 뒷부분을 가리키며 뭐라뭐라 하길래 디지털 액정을 찾나 싶어 그냥 손가락으로 X를 해 보였더니 아랑곳하지 않고 열 컷을 넘게 찍어 넘겼다. 몇 년이 지난 일이고 애들의 표정은 까불까불 밝지만, 이 사진들을 보면 왠지 마음이 심란하니 안 좋다. 밝은 애들의 표정이 어두운 아저씨의 표정이랑 확 대비가 되면서, 저렇게 즐거움밖에 모르는 순진한 애들도 삶에 부딪히면서 시들어가겠지, 하는 생각이다. 멋대로 생각하는 내가 오만한 걸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일단 마음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