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즘

일기

2015. 11. 12. 01:48



 착취 - 피착취, 지배 - 예속 뭐 그런 계층 간 갈등이 아직도 도드라진다는 게 우리나라의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것, 그러니까 원시적 착취의 개념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귀족", "권력", "지도층 인사" 등등의 단어들이 아직도 수도 없이 떠다닌다는 것이 그러니까 맞는 일인 거다. 은유적인 사용이 아니고, 진짜로 힘을 가진 권력 집단이 다른 집단을 착취한다는 게... 아마 내가 살아있는 한 우리나라는 계속 이 굴레에서 못 나오지 않을까. 이 유구한 시간 동안 고착되어온 사회구조, 의식구조가 운 좋게 내가 살아있는 이 짧은 시간 내에 바뀔 수가 있을까. 


 그러니 스스로 주인이면서 노예인 자기착취는 부르주아 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도 외부의 강제와 싸우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여기서 자유의 강제나 소진 증후군, 우울증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는 것만도 외로운데 이 체험 자체로 재수 없는 사람이 되는 지금의 사회 꼴이 ㅡ 알맞은 형용사를 생각해 낼 수가 없네. 


 투쟁하는 사람들은 어쨌건 그 에너지, 의지로 뭔가를 해내겠지. 아 조금의 유대조차 하지 못하는 내가 너무 재수 없다. 이 사고 자체가 자기기만인 것도 같아서 혐오스럽다.


나는 이미 조용한 악당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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