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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15. 12. 23. 04:28

 글로 적어 놓으면 마치 내가 그 정념을 정복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순간이나마 고삐를 단단히 쥐고있는 것처럼. 그럼 말이 코뚜레라도 된다는 말인가.


 나를 못살게 굴던 열등감을 분명 잡았는데, 저기 잘 가두어놨는데 해방감은 느껴지지 않고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내가 이름 붙인 불안에서 벗어나 이제는 이름 모를 불안에 시달린다.


 아니면 그냥 열등감을 극복한 글 속의 나는 너. 아직도 불안한 나는 나. 글은 그냥 공들여 해본 화장. 날이 갈수록 솔직함을 잃어간다.


 자의식을 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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