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파

일기

2015. 10. 10. 04:12



 왜 파리가 city of love라고 불리는지, 왜 허구헌날 이 사람들의 사랑 노래에 game이란 말이 나오는지를 알겠다. 파리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것 없이 모두 언제든 이성간의 관심을 주고받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는 것 같다. 다들 무심한듯 자기의 매력을 뽐내고 상대방의 반응에서 그것을 확인하는데 열심이다. 내게는 모두가 스스로에게 도취되어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상대방을 향한 칭찬, 대화를 잇는 질문들, 그리고 아주 미묘하고 세련된 순간순간의 스킨십들은 사실 상대방보다는 자신을 향해있다. 복잡하고 감정적인 대화에도 별 의미는 없다. 그러니까 파리에서는 나만 몰랐지 코를 찡그린 눈웃음과 공짜 포도주와 끈적한 음악이 일요일 셔터를 내린 카페, 대학원 연구실의 서버룸, 깜깜한 밤 뒷뜰 마당같은 곳에 늘 있어왔다고, 그랬다고 한다. 


 바람이 간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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