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解

일기

2013. 1. 6. 17:05

의자는 아무래도 계속 흔들릴 모양이였고 나는 몸을 가누려는 노력을 포기했다. 목과 가슴께에 꼭 쥔 손을 모아서 살짝 웅크리고는 의자가 나를 미는대로 흔들렸다. 그리고선 젖혀진 고개, 팔걸이에 부딪히는 허리에서... 모퉁이를 돌아 테이블 위로 밀어붙여진 등, 단단한 손, 뜨거운 입김 같은 것들을 떠올려 생각했다.


이름없는 사람은 옆에서 조심스럽게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빤히 보이는, 생기를 더해가는 표정에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나는 고집스럽게 내 머리속에서만 살 것이고, 그사람은 분별없이 추락할 것이기 때문에. 상상속의 손은 그사람의 손이 아니기 때문에.


선을 한 뼘정도 넘은 곳에 발을 걸쳐놓고 있다. 다만 예의를 지켜서 발을 거두는 법이 떠오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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